확진자 '30만명' 시대, 해답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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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30만명' 시대, 해답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김치즈 2022. 3. 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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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3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 높은 '스텔스 오미크론(Stealth Omicron)'이 기세를 부리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의 정점이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한 해답으로 불리고 있는 먹는 치료제 2종(팍스로비드, 몰누피라비르)을 소개합니다.

먹는 치료제가 필요한 이유

일부는 이미 주사형 치료제(렉키로나, 렘데시비르)가 있는데 고가의 먹는 치료제가 왜 필요한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먹는 치료제가 필요한 이유는 '재택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벌써 2년이 넘은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의 의료체계는 많이 망가졌습니다. 정말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상이 부족한 실정인데, 주사 치료를 위해 입원처리를 해야 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료체계 유지에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MSD의 몰누피라비르는 경구용 치료제로서 재택치료를 활성화하고 경증환자가 중증환자로 발전되지 않도록 하여 의료체계 정상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화이자제약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진리의 화이자, '팍스로비드(Paxlovid)'

코로나19 팬데믹의 최대 수혜자가 있다면 이 회사가 아닐까요? '화이자(Pfizer)'는 코로나19 백신부터 먹는 치료제까지 출시하며 제대로 호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화이자제약의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매출은 368억 달러(약 44조 원), 국내에서도 최소 1조 6천억 원의 백신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이익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상승한 220억 달러(약 27조 원)를 기록했는데요. 일각에서는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인질 삼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코로나19 백신이 화이자 것이고, 국내 유일하게 승인된 먹는 치료제도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이기 때문에 화이자가 비싸게 구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FDA에서 최초로 승인한 먹는 치료제로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팍스로비드 작용 기전 (출처: 식약처)

팍스로비드 기전 및 치료 효과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해 바이러스를 복제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고,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국내 허가사항을 보면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의 성인 및 소아 환자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5일 내 복용이 이루어지면 입원 및 사망 확률 85% 감소, 4일 이내 복용할 경우 증상을 89%까지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팍스로비드 부작용

효과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팍스로비드는 아주 뛰어난 약물입니다. 단, 화이자가 개발한 알약 '니르마트렐비르'와 HIV 치료에 사용되는 '리트로나비르'를 함께 복용하는 방식이므로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팍스로비드와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이 있는 병용 금기 약물은 28종에 이르며, 고위험군일수록 기저질환으로 복용하고 있는 약이 많기 때문에 더욱 처방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높은 치료 효과로 주목받았던 팍스로비드가 실제 진료 현상에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MSD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MSD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MSD가 개발한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제품명: 라게브리오)'는 사실 팍스로비드보다 먼저 개발되어 최초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타이틀을 차지할 '뻔했던' 약물입니다. 3상 임상 중간평가에서 입원 및 사망, 중증화 위험 50% 감소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으나, 최종 평가에서 이 보다 낮은 입원 및 사망 위험 '30% 감소'로 효과를 정정하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에 팍스로비드에 '최초' 타이틀은 빼앗기고 말았지만, 2가지 약물 병용으로 인한 약물 상호작용이 많은 팍스로비드와 달리 단일제제로서 보고된 약물상호작용이 없어 팍스로비드의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몰누피라비르 작용 기전 (제공: MSD)

몰누피라비르 기전

MSD 몰누피라비르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여 RNA를 복제하는 과정에 오류를 유도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팍스로비드가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면, 몰누피라비르는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에 변이를 일으켜 복제가 제대로 이루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가 번식할 수 있는 씨앗을 생성하지 못하게 막고, 몰누피라비르는 제대로된 번식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방식인데요. 이 방식 때문에 몰누피라비르에는 안전성 이슈가 늘 따라다닙니다.

몰누피라비르 부작용

몰누피라비르는 특유의 기전으로 인해 '낮은 효과에 비해 높은 부작용 우려가 있는 약물'로 취급받아 왔습니다. 국내에도 이미 선계약을 마친 상태이나 아직까지 식약처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몰누피라비르가 암이나 임신 중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약물의 기전만을 고려한 부작용 우려이며, 임상시험 중 이러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햄스터 실험에서 32일간 몰누피라비르에 노출되었을 때 DNA 돌연변이가 유도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지만, 실제 인간이 약물을 복용하는 기간은 5일에 불과하므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상 중인 약물을 임산부에게 투약하는 제약회사는 (아마도) 없을 것이므로 임산부에 대한 직접적인 임상 결과가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 약을 최초로 승인한 영국에서는 '임신부나 수유 중인 여성에게는 투약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했습니다.

먹는 치료제 도입에 대한 견해

이 세상에 부작용이 없는 약물은 없고(하물며 자주 먹는 두통약에도 천식발작, 간장/신장/심근 괴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문구가 기재되어 있음), 부작용보다 무서운 것이 코로나19로 인해 망가진 세계인들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팍스로비드가 아무리 효과가 좋다 한들, 한 회사가 전 세계인을 상대로 하는 약물을 원활하게 공급해줄 수 있을 리가 없고 당장 지금부터도 물량 부족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해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팍스로비드의 대체품으로 몰누피라비르를 승인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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