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누이] 베어, 페더 - 피부에 살포시 내려앉은 부드러운 살결의 향

향수

[테누이] 베어, 페더 - 피부에 살포시 내려앉은 부드러운 살결의 향

김치즈 2023. 9. 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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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순간과 공간에 자리해 새로운 오늘을 선사하다

테누이(Tenui)

'테누이(Tenui)'는 스트릿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으로 잘 알려진 회사 '제이케이앤디'에서 새로이 론칭한 뷰티 브랜드입니다. 글로벌 향수 브랜드의 제품을 주로 만나다가 한국 브랜드를 만나게 되니 반가운 마음도 있었고, 더 잘됐으면 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향'이겠죠.

테누이의 시그니처 오 드 퍼퓸 라인 2가지, '베어(BARE)''페더(FEATHER)'를 만나보았습니다.

출처: 테누이 공식 홈페이지

[베어] 이름에서부터 외치는 말, '나야 살냄새'

테누이 베어 (본인 촬영)

한국 사람들은 유독 '살냄새'를 좋아하죠? 외국에서는 자신의 체취를 감추거나 뽐내기 위해서 향수를 쓴다면, 한국 사람들은 없는 체취를 만들기 위해서 향수를 쓰는 것 같습니다. 이 향수는 그런 살냄새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TOP: 주니퍼 베리
MIDDLE: 재스민
BASE: 시더우드, 머스크, 통카빈

'베어(BARE)'는 직역하면 '벌거벗은' 혹은 '맨살'이라는 뜻이죠. 이름에서부터 부르짖고 있습니다. '내가 살냄새 향수야!'

베어를 실제로 사용해 본 경험에 의하면 단순히 머스키함을 강조한 뻔한 살냄새는 아닙니다. 향수를 펌핑하자마자 주니퍼 베리의 쌔-한 차가움이 밀려옵니다. 실제로 주니퍼 베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향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향수에 주니퍼 베리가 많이 보이는 것을 보면 저는 주니퍼 베리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주니퍼 베리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분이라 할지라도 짧게 스쳐가는 탑 때문에 이 향수를 택하지 않기에는 밀려오는 잔향이 너무 좋습니다.

향수의 8할은 잔향이라고도 하죠. 베어의 잔향은 비누로 갓 씻고 나온 사람을 침대에서 포옥 안았을 때 느껴질 것만 같은 살냄새입니다. 그런데 그 비누는 재스민이 함유된 비누여야 하고 말이죠... 저는 실제로 베어의 본품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제 몸에 뿌릴 때도 있지만 침구에 뿌려두면 포근함을 배가시킬 수 있는 향입니다. 그 침구는 새하얗거나, 옅은 무채색이면 더 잘 어울릴 것 같고요.

[페더] 깃털처럼 가볍게 내려앉아 포근하고 달콤하게 남아 외치는 말, 'Vㅏ닐라-'

테누이 페더 (본인 촬영)

바닐라는 매우 부드럽지만 조금만 과해도 울렁임을 유발할 수 있어 다루기 어렵죠. 페더는 어려움과 대중성 사이의 중도를 잘 지키는, 따스한 봄이나 여름보다는 가을이 다가오는 지금부터 더욱 빛을 발하는 향수입니다.

TOP: 베르가못, 레몬, 페퍼, 주니퍼 베리
MIDDLE: 파인 니들, 뮤게
BASE: 샌달우드, 바닐라, 앰버, 머스크

향수를 처음 펌핑하면 생각보다 부드럽고 상큼한 향에 절로 웃음이 납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순간인데요. 비교적 차가운 느낌의 주니퍼 베리와 따뜻한 느낌의 바닐라가 만나 부드럽게 믹스되면서 잔향을 향해서 달려갈 때도 참 행복합니다. 잔향까지 가면 샌달우드와 바닐라를 몸에 발라 코팅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바닐라 향수의 특징인 것 같은데, 바닐라로 얇은 보호막을 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어느 날 페더를 뿌리고 출근했는데 옆 자리에 앉은 팀 동료가 코를 킁킁거리면서 '어디서 좋은 냄새 안 나요?'라고 묻는 겁니다. 사무실에 출근할 때는 독한 향수를 뿌리지 않아 피드백을 받은 적이 거의 없는데 동료의 호드백을 받으니 기분이 좋더군요. (이게 호드백의 힘입니까?) 본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베어이지만, 페더 또한 마음에 품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테누이'로부터 제품을 무상 지원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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