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헌트 후기: 실화, 카메오, 제작비, 손익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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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헌트 후기: 실화, 카메오, 제작비, 손익분기점

김치즈 2022. 8. 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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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한국 영화계에는 4편의 기대작이 있었다.
CJ의 <외계+인 1부>, 롯데의 <한산: 용의 출현>, 쇼박스의 <비상선언>, 그리고 지금 소개할 이정재 감독의 <헌트>다.

영화 헌트 포스터

올해 개봉작 중 가장 주목받지 못한 영화

거대 제작사가 초대형 제작비를 들여 만든 텐트폴 영화*들 사이에서 <헌트>는 최약체이자,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 개봉 후 상황은 반전됐다.
*텐트폴 영화: 각 제작사가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여 텐트를 세우는 기둥처럼 '올 한 해 회사 기둥은 이걸로 세운다'라는 자신감으로 만든 영화를 말한다. 즉, 이건 무조건 돈 버는 영화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외계+인 1부>가 관객수 150만 명으로 흥행에 처참하게 실패하며 CJ의 자존심에 초대형 구멍을 내 버렸고,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이 관객수 600만을 넘으며 손익분기점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비상선언>은 개봉 전부터 삐그덕거렸다. 영화 홍보에 나선 배우들은 스포일러를 너무 조심한 나머지 영화 홍보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동진 평론가의 유튜브 영상을 삭제시키면서 '얼마나 영화에 자신감이 없길래'와 같은 평을 들어야만 했다.

이 와중에 <헌트>가 마지막으로 개봉한 거다. 이동진 평론가는 '올해 여름 개봉한 4편의 영화 중 최고'라고 소개했고, 내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 헌트 줄거리, 실화

<헌트>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팩션(Faction; Fact+Fiction) 영화다. 5.18 민주화 운동이나 아웅산 폭탄 테러와 같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열심히 본 사람이라면 하나도 어렵지 않게 술술 이해하며 볼 수 있다. (꼬꼬무가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이유)

전두환 대통령의 제5공화국 시절, 안기부 해외팀 '박평호(이정재 분)'와 국내팀 '김정도(정우성 분)'는 '동림'이라는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모든 스파이물이 그러하듯, 범인을 찾지 못하면 내가 범인으로 몰리는 죽고 죽이는 싸움에 말린 두 사람은 '동림'을 찾아낼 수 있을까?

*더 이상의 정보는 알려고 하지 말고 보기를 권한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실화의 정보를 아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

영화 헌트의 초호화 카메오들

정우성, 이정재 23년 만의 만남

정우성과 이정재가 한 스크린에서 만난 것은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이다. 당시 청춘스타였던 두 사람은 어느새 중견 배우가 되어, <헌트>를 통해 제작자로, 감독으로 그리고 배우로 만나게 됐다.

이정재는 '정우성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멋있게 찍고 싶었다'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자기 자신을 멋있게 찍는 것도...
두 남자의 조합은 '말해 뭐해'다. 두 사람의 관계가 그러하듯 비주얼만으로 이것은 첩보 영화인가 브로맨스 영화인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두 사람의 조합 덕분인지, 이정재 감독의 첫 작품인 덕분인지 쟁쟁한 카메오가 다수 등장한다.
황정민, 이성민, 유재명, 박성웅, 김남길, 주지훈, 조우진, 정만식 등이 누구는 비중 있게, 누구는 제대로 된 대사 한마디 없이 나온다.

영화 헌트 제작비, 손익분기점

나는 영화를 볼 때 그 영화의 제작비가 얼마인지 먼저 찾아본다. 영화는 자선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업 예술의 끝을 달리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 한 편에 몇 백, 몇 천 명의 직장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면서 본다. 

영화 <헌트> 제작비는 약 250억원이다. 배급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은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한 손익분기점을 435만명이라고 밝혔다. 기존 417만명에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손익분기점도 소폭 상승했다. 마케팅비가 이렇게 무섭다. (갑자기 걱정되는 외계+인 2부...)

이 글을 쓰는 8월 21일을 기점으로 3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사가 떴다. 1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다른 영화들과 달리 해외 판매에 이점을 갖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서 꼭 흥행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이 글도 그런 마음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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