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일’이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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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일’이란 무엇입니까?

김치즈 2021. 9. 1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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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나 허츠(Noreena Hertz)와 제임스 수즈만(James Suzman)이 쓴 두 권의 신간은 직업 그 이상의 것과 우리 사이의 변화하는 관계를 살펴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변화시킨 우리의 근무 환경

몇 년 전, 한 여성이 자신의 비밀을 말해줬다. 일이 그녀를 외롭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뉴욕에 본사를 둔 금융 서비스 그룹의 유일한 런던 직원으로서 그녀는 자유로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운동복 바지를 입고, 점심시간에 산책하는 자유는 곧 고통으로 변했다. 외로움은 그녀의 생각을 뒤엉키게 만들고 자존감을 갉아먹었다. 동료의 연락이 올 때마다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고, 수다를 멈출 수 없었다.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그녀는 회사를 그만뒀다.

그녀의 경험이 곧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의 사무실을 폐쇄시켰고,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은 잠시나마 외로움을 느끼고 타인과의 만남을 갈망했다. 심지어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소매점 직원, 의료 종사자, 제조업체 직원들에게도 서로 간 거리를 유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셧다운과 휴직, 실직은 파트너, 친구, 가족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와의 관계의 가치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비대면 근무는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 고용주들은 우연한 대화*의 부족이 창의성을 해친다고 불평했고, 직원들은 비대면 플랫폼(Zoom, Webex, MS Teams 등)이 너무 업무적인 툴이어서 직원 간 가십을 대체하거나 서로의 뉘앙스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이 사내를 오며 가며 다른 직원들과 나누는 자연스러운 대화 사이에서 우연한 사업 기회 또는 아이디어를 발견하곤 한다.

군중 속의 고독, 초연결성과 외로움의 관계

오늘날, 전 세계의 직원들은 완벽히 연결되어 있고, 알고리즘은 어떤 인간보다도 빠르게 데이터를 선별해내는 능력이 있다. 기계의 무자비한 발전은 일부 사람들에게 무일푼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켰고, 다른 사람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자유롭고, 반복적인 일의 산만함을 없애고 창의성과 여가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팬데믹은 이러한 경향들 중 일부를 가속화시켰고 일의 미래는 사람들에게 시급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술과 사무실 대 재택근무에 대한 논쟁은 생산성, 일자리, 샌드위치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인간의 상태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결국 일이라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정신적, 사회적, 재정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외로움의 시대’, 저자 노리나 허츠


이러한 내용은 노리나 허츠의 ‘The Lonely Century’에 강조되어 있다. 이 책은 인간관계, 도시, 지역사회 등에서 발생하는 외로움에 대한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고 있으며, 그것이 건강과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포퓰리즘의 급증과 연결시켜 제시한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주제는 직장에서의 외로움이다. 허츠는 사무실과 자동화에 대한 챕터에서 분명하게 다루고 있지만 정치와 외로움 경제에 관한 챕터에서도 이를 설명한다. 앞서 직장 외로움을 고백한 여성이 보여주듯 이는 누군가에게는 부끄러운 비밀이다. 직업은 돈, 지위, 목적에 관한 것이지 우정에 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허츠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면 접촉으로 ‘사회적 불황’을 촉발시켰지만, 이러한 추세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라고 쓰고 있다. “2003년에서 2015년 사이 유럽, 미국, 캐나다, 호주를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거의 모든 국가에서 학교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15세 학생의 비율이 증가했다” 이 책의 다른 챕터에서는 이러한 통계가 모든 연령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러한 추세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에 사일런트 테이크 오버(The Silent Takeover, 2001)와 IOU: 채무 위협(IOU: The Debt Threat, 2004)을 포함해 세계화와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했던 학자이자 방송인인 허츠는 개방형 공유 오피스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제시했다. 사람들은 소음과 방해가 있는 공간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보다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스스로를 공간에서 분리하려는 경향이 있다. 더 나쁜 것은 자신의 자리 없이 빈자리에 착석하는 핫 데스크 시스템이다. 그녀는 예상치 못한 수술로 자신이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동료들이 알기까지 몇 주가 걸렸던 Carla의 사례를 인용하면서 “유목민보다 더 방랑하는 핫 데스커는 필연적으로 더욱 소모되고 무시당하며 눈에 띄지 않는다고 느낀다”라고 쓰고 있다.

허츠는 이러한 것이 업무에도 역효과를 낸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의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소방관을 사례로, 함께 요리하고 식사한 미국 소방관들이 그렇지 않은 소방관들보다 자신의 업무를 더 잘 수행했고, 이것으로 미루어보아 함께 먹는 점심은 곧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만약 우리가 직장에서 외로움을 덜 느끼기를 바란다면, 친절함과 협력에 대한 자질을 중시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보상하고 장려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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