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1위 ‘애나 만들기’ 후기 및 실제 애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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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위 ‘애나 만들기’ 후기 및 실제 애나 근황

조슬린 2022. 2. 2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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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동안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 1위를 유지하던 한국 고등학교 좀비물 '지우학(지금 우리 학교는)'을 밀어내고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리즈 '애나 만들기(Inventing Anna)'를 다 봤습니다. 시리즈 초반 애나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스토리를 쌓아가는 과정이 조금 지루하게 전개되는 듯 하긴 했지만, 애나의 사기 행각이 사건 순으로 재연되는 그 순간부터는 중간에 끊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롭게 봤습니다.

'애나 만들기' 줄거리 및 배우

애나 만들기는 2013년 부터 4년간 '가짜 독일 상속녀' 행세를 하며 절도, 문서 위조 등으로 거액을 대출받으려 한 사기 등의 혐의로 2017년 체포된 '애나 소로킨(가명 애나 델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리즈입니다. 당시 애나의 나이는 고작 25살, 아무런 연줄도 금융이나 사업지식도 전무한 그녀의 사기 행각에 미국 사교계의 유명인사들과 월가의 금융기관까지 넘어간 탓에 한 때 뉴욕이 떠들썩했었죠. 그래서 넷플릭스와 HBO 등 여기저기서 서로 애나의 이야기를 사려고 했습니다. 애나는 넷플릭스에 자신의 이야기를 3억 6천에 팔았다고 알려졌는데요. (현재 실제 애나는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시리즈 홍보도 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매 시리즈마다 '이 이야기는 실화다. 완전히 꾸며낸 부분만 제외하고'라는 내용이 서브타이틀처럼 등장하죠. 그래서 보는 내내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애나 델비 역을 맡은 줄리아 가너의 연기와 외모가 실제 애나를 보는 것처럼 리얼합니다. (수감 이후 푸석한 머릿결까지 비슷하게 재현..) 줄리아 가너는 넷플릭스의 또 다른 인기 시리즈 '오자크(OZARK)'에서 노란 곱슬머리 루스 역을 맡은 배우인데요. 오자크에서도 굳은 환경에서 사기 치고 도둑질하면서 살아가던 멘탈 센 캐릭터로 나왔어서 그런지 애나 역이랑도 매치가 잘 되었습니다.

오른쪽이 실제 애나 왼쪽이 줄리아 가너

 

시리즈는 직업의식 투철한 기자 비비안이 애나의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비비안은 만삭의 몸으로 수감된 애나를 수십번 찾아가고 주변인들을 인터뷰하여 어떻게 이 많은 유명인사들과 지식인들이 애나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갔는지 밝혀냅니다. 이야기를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헐? 어떻게? 왜? 하면서 같이 파헤치고 싶은 마음이 들죠. 애나의 이야기는 더 추가할 것도 없이 그 자체로 그냥 영화 같습니다. 

 

애나 델비의 매력과 실제 근황

애나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을 속였지만 다른 여느 범죄자들과는 범죄의 동기가 조금 다릅니다. 그녀는 진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꿈을 실현하고 싶어서 주변 사람들을 이용했고,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무모한 일들을 벌일 이유가 없었죠. 그래서 애나의 실체와 범죄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기자 비비안과 애나의 변호인 토드, 그리고 친구였던 네프 등 애나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들은 애나에게 마음이 쓰입니다. 그리고 범죄 동기가 더 나쁜 다른 범죄자들에 비해 형량이 과하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네프는 이런 애나에게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자신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을 얻기도 합니다. 

실제 애나는 실제로도 그리 예쁜 외모도 아니었고, 성격도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애나의 이야기에 매료되었을까요?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어느 정도는 애나와 같은 모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애나는 모두가 가진 것보다 더 많아 보이고 좋아 보이는 삶, 더 있어 보이는 자신을 드러내는 시대의 산물인 거죠. 애나는 자신을 브랜딩 하려는 욕망이 거의 병적인 수준이었고, 재능은 천부적이었습니다. 돈은 많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 허상에 매료되어 이성을 잃고 애나라는 브랜드에 매료되었던 거죠. 

현재 실제 애나 델비는 가석방되어 독일로 추방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애나 델비라는 이름으로 인스타 활동도 하면서 시리즈 홍보도 하고 시리즈가 시작된 후로 팔로워 수도 점점 늘어나는중.. 

https://instagram.com/theannadelvey?utm_medium=copy_link 

 

애나 이야기가 가진 매력

이야기를 보면서 애나가 가진 천부적인 재능을 정당한 방식으로 썼다면 애나가 꿈꿨던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목표가 너무 큰 나머지 끝없이 만족을 못했을 것 같긴 하지만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애나가 아무리 정당하게 노력하더라도 꿈을 이룰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애나는 스스로 어린 여성으로서 사회의 유리천장에 대한 피해의식이 강합니다. 일이 잘못되면 애나는 자신이 어린 여성이라서 그렇다고 불평하죠. 어느정도는 피해의식이겠지만, 이것은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특히 뉴욕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어린 여성이 성공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입니다. 애나의 최종 판결에도 이런 내용이 배심원의 공감을 삽니다. 그래서 애나의 이야기는 애나에게 속은 유명인사들과 금융가에 대한 가십거리와 호기심 그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그 자체로 21세기 자본주의 뉴욕의 한 단면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이슈가 된 것이죠.

 


 

애나 만들기 내용 중에는 애나가 파이어 페스티벌을 폭망으로 이끈 빌리 맥팔랜드의 집에도 좀 얹혀 살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빌리도 넷플릭스 통해서 알게 된 실제 사기꾼인데요. 빌리나 애나나 허세 가득한 부자들을 상대로 했다는 점에서 통하는 게 많은 듯합니다. 극 중에서 애나가 파이어 페스티벌 까는 내용도 나오고 네프의 남자 친구가 망한 파이어 페스티벌 조롱하는 내용도 등장하는데, 아는 내용이라 그런가 더 재밌었습니다. 파이어 페스티벌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아래 리뷰도 한 번 보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2022.01.25 - [영화]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 -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 -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도 재밌지만 다큐멘터리도 잘 뽑기로 유명하죠. 다큐는 실제 사건을 다룬 내용이라 웬만한 영화보다 더 몰입감 있게 보게 되는 것 같네요. 남편과 과몰입해서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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