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랑켄슈타인 : 민우혁, 카이, 이봄소리, 서지영 (2022.01.23)

공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 민우혁, 카이, 이봄소리, 서지영 (2022.01.23)

김치즈 2022. 2. 12.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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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대극장 덕후 몰이극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다. '단 하나의 미래', '너의 꿈속에서', '난 괴물',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같은 주옥같은 음악과 앙리와 빅터의 은은한 브로맨스, 1인 2역까지! 이 작품은 보면 볼수록 뮤덕(뮤지컬 덕후)을 제대로 파악하고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줄거리

인체를 만들어 무적의 군대를 꾸리고자 하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대위는 신체 접합술의 권위자인 '앙리 뒤프레' 소위를 찾아간다. 힘을 합쳐 연구를 이어가던 둘은 실험의 주요 재료인 신선한 인간의 뇌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데, 빅터의 집사인 '룽게'가 장의사를 통해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체의 머리를 구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 실제로 받아본 것은 돈에 눈이 먼 장의사가 살해한 인간의 머리였고, 이를 눈치챈 빅터는 화를 참지 못하고 돌로 머리를 쳐 장의사를 살해한다.

앙리는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 빅터 대신 살인자로서 법정에 서고 사형을 구형받는다. 뒤늦게 빅터가 자신이 살인자라고 주장해보지만 누구도 이를 믿어주지 않고, 결국 사형당한 앙리의 머리를 가지고 새로운 인간을 창조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앙리가 아닌 괴물이었고, 괴물은 룽게를 살해하고 실험실을 도망친다. 괴물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빅터는 괴물을 다시 찾아낼 수 있을까?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주요 넘버

[단 하나의 미래] 빅터의 실험실에 온 앙리가 '생명은 창조될 수 있는가?'를 주제로 부르는 노래. 공연의 첫 넘버로서 음산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케이지 안에 갇혀 춤추는 앙상블의 춤이 음산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한다. 생명 창조에 대한 앙리와 빅터의 관념 차이도 알 수 있다.

[너의 꿈속에서] 빅터 대신 사형을 당하기 전 앙리가 빅터에게 부르는 노래. 나 대신 살아서 연구를 계속 이어 달라는 내용인데 그 내용이 얼마나 고백송 같던지 축가로도 많이 불린다. 너의 꿈속에 살고 싶다는데 뭐... 여기서 끝났다 남자 뮤지컬 배우들의 오디션 곡으로도 많이 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 괴물] 괴물이 자신은 왜 괴물로 태어나야만 했냐며 울부짖으며 부르는 노래. 뮤지컬에서 정말 드물게 누워서 뚝뚝 울며 노래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넘버로 난이도가 극악이라 보는 사람의 숨이 막힌다. 다른 배우들은 고음을 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본 카이는 고음 대신 같은 음을 쭉 끄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짜 최고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앙리의 머리를 들고 새 생명을 창조하기 전 빅터가 부르는 노래. 이 노래도 마찬가지로 넘버 난이도가 극악이고 길기도 하고, 빅터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넘버가 아닐까 싶다. 그 비장함이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 보는 관객들이 숨을 참으니 나도 숨을 참을 수밖에...

[산다는 건] 줄거리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까뜨린느'라는 역할이 부르는 넘버인데... 프랑켄슈타인의 넘버가 대부분 강강강으로 흘러가는 편이고 어렵지 않은 곡이 없지만 이 노래가 가장 목에 무리도 많이 가고 감정 소모나 체력 소모 면에서도 가장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만큼 배우가 잘 해냈을 때의 카타르시스가 큰 편.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캐스팅

나의 선택은 위와 같다. 두 주인공 모두 장단이 뚜렷한 편이라서 과연 잘 어울릴까 하는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기우일 뿐이었는지 내가 운이 좋았던 건지 최근 배우들의 컨디션이 좋은 날만 공연을 보게 되는 것 같다. 

[민우혁: 빅터 프랑켄슈타인/쟈크] 가창과 연기 모두 빼어나지만 특유의 비음이 있는 편이다. 이렇게 감정 소모가 많은 극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어서 어떨지 궁금했는데 생긴 것부터 진짜 빅터 같다. 제복을 입었을 때의 핏도 좋고, 무너질 때는 한없이 무너지는 모습도 좋고 물만두 될 때까지 잘 울어서 좋다. 그리고 이날 컨디션이 매우 좋았던지 유독 잘하는 느낌이었다. (배우의 컨디션에 대한 부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실제로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다. 한마디로 무대에서 날아다닌달까.)

[카이: 앙리 뒤프레/괴물] 누가 봐도 성악과 발성을 가진 배우. 성악 발성이 때로는 너무 한결같아서 아쉬울 때가 있었는데 카이의 괴물은 참 새로웠다. 괴로운 감정을 극대화해서 표현해야 하는 역할인데 깔끔한 발성으로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것 또한 기우였다. 그리고 민우혁 배우와 마찬가지로 한없이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하... 잘한다 잘해. 특히 '난 괴물'을 부를 때는 진정 숨이 막혔다. 

[이봄소리: 줄리아/까뜨린느] 새삼 참 따뜻한 목소리를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리아와 까뜨린느는 극과 극의 캐릭터라 구김 없이 자란 소녀와 한없이 추락한 여성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데 '산다는 건'도 꽤나 깔끔하게 해내서 놀라웠다.

[서지영: 엘렌/에바] 엘렌과 에바도 줄리아와 마찬가지로 극과 극의 캐릭터를 표현해야 한다. 빅터의 누나로서 동생의 아픔을 감싸 주다가도 격투장의 안주인으로서 채찍을 휘둘러야 하는(?) 역할이다. 에바가 부르는 '남자의 세계'라는 곡을 참 좋아하는데 서지영 배우가 속 시원하게 불러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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