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야기] 광고 요금제 도입과 계정 공유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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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이야기] 광고 요금제 도입과 계정 공유 단속

김치즈 2022. 10.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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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11월 4일부터 국내에 광고 요금제를 도입합니다. 가격의 장벽을 허물고 더 많은 가입자 수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소개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소개

넷플릭스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12개 국가에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광고 요금제의 미국 가격은 6.99달러, 한국 가격은 5500원입니다. 미국 가격과 환율을 생각했을 때 한국은 거저 주는 거나 마찬가지인 가격입니다. (6.99달러는 한화로 약 1만 원) 말 그대로 커피 한잔 값에 한 달 동안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 거지요.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광고를 봐야 할까요?
넷플릭스의 발표에 따르면 15초 또는 30초 분량의 광고를 1시간에 4-5분 정도 노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상세정보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제한사항

몇 가지 제한사항이 더 있습니다. 화질은 최대 720p, 저장 기능 사용 불가, 일부 콘텐츠 재생 불가합니다. 4명이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의 가격이 17000원이므로 한 명당 4250원에 불과하므로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광고요금제를 사용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넷플릭스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수십만 명의 국내 사용자가 광고 요금제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옳은 선택일까?

넷플릭스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엄청난 호황을 누렸고, 코로나19 엔데믹이 가까워지며 신규 이용자 감소로 주가가 폭락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사건'으로 언급될 만큼 큰 낙폭이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생긴 가입자 이탈 때문이었지만, 그만큼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성장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022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유료 가입자 수가 241만 명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장외 주가가 13%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알 수 없는 주식 시장) 이처럼 넷플릭스에게 가입자 수란 회사 가치를 결정짓는 주요한 지표이며, '광고 요금제'는 가입자 수를 증가시키기 위한 초석입니다.

또한, 광고 요금제를 시행하게 되면 구독료 외에 광고 수익이 발생합니다. 카카오톡의 주요 수입원이 '비즈 보드' 즉, 카카오톡 상단에 띄워진 광고라는 것 아시지요? 약 4500만 명의 이용자를 가진 카카오톡의 2021년 톡비즈 광고 수익은 무려 '1조 6400억 원'입니다.

넷플릭스는 어떨까요?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 2억 23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가진 전례 없는 규모의 '콘텐츠 배급사'이자 '광고판'입니다. 넷플릭스에 돈만 지불하면 애플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소식을 전 세계 2억 2천만 명에게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죠. 물론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별도로 제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해당 요금제 이용자 수만큼의 수익을 얻겠지만 미래는... 알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광고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미 유튜브보다 몇 배나 비싼 단위 가격으로 광고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넷플릭스의 실적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결과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단속?

넷플릭스는 2022년 10월 20일부터 '프로필 이전'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필 이전 기능은 겉에서 보면 단순히 소비자 편의를 위한 기능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습니다. 

넷플릭스는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 계정 공유 이용자에게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해온 바 있습니다. IP 등을 추적해 한 가정에 살지 않는* 사용자 간 계정 공유 정황이 포착되면, 외부 이용자의 프로필 추가 명목으로 (독립 계정보다는 저렴한) 일정 금액을 청구하는 정책입니다. 프로필 이전은 이때 처음 도입됐습니다. 즉, 이용자의 계정 공유 현황을 파악해 추가 요금을 징수하거나(수익 증가) 새로운 유료 계정을 생성하도록(이용자 수 증가)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넷플릭스는 공식적으로 한 지붕 아래 사는 이용자에게만 계정 공유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능이 남미에만 먼저 적용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는 물가가 저렴한 남미 국가(페루, 칠레 등)의 계정을 무한 생성해 다른 국가에서 더 비싼 가격에 파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포착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정식 출시 가격보다 저렴하게 넷플릭스 계정을 공급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데 대부분 저렴한 국가에서 사들인 라이센스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조직적으로, 또 만연하게 이용되고 있는 계정 공유를 단속하면 이용자 수 증가 또는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겁니다.

아직 국내에서 정식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광고 요금제가 자리 잡는 내년 초쯤에는 계정 공유 단속이 본격화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결국 넷플릭스는 계정을 공유할 거면 추가 요금을 내던가, 아니면 저렴한 광고 요금제라도 구독해서 새로운 계정을 생성하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광고 없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그대로 사용하려고 하는데,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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